우리셋, 두 괴물과의 이번 유럽여행 마지막 날이다.
내일 아침 우린 아침에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헤어지기로 해(각자의 여행을 다시 떠나는...) 공항에서 가까운 스페인 'Rosas' 라는 곳으로 마지막 날의 숙소를 정했다.
스페인은 물가도, 기름값도, 담배값도 프랑스보다 훨씬 쌌다.

아름다운 해변이 자리한 Rosas는 여름 휴양지답게 근처에 있는 맛있는 해산물을 파는 레스토랑들은 다 문을 닫았다...(10월은 완전 비수기)
대신 지금까지 유럽여행중 같은 가격으로 가장 좋은 호텔을 예약할 수 있었는데,

그게 다다.

점심이 한참 지나 호텔에 도착.
가장 좋은 호텔답게 방에 발코니가 있었다. 발코니에서 바라본 Rosas의 해변.

옆쪽으로 보이는 산. 원래는 여기를 갈 예정이었으나 그래그가 피곤하다고 해 우린 오늘은 그냥 말그대로 휴양이다.
호텔에서 빈둥빈둥~~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해변을 돌아볼겸 우리셋은 카메라를 챙겨 호텔을 나와 천천히 걸어서 해변쪽으로 갔다.
carcassone과 andora의 오래된,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물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들어온 바닷가는 정말 대단했다.(불행히 흑백사진 밖에 없다...)
태어나서 이런 색의 바닷물은 처음 본다. 간간히 연인,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해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우린 해변에 더 가까이서 촬영을 하기 위해 돌들로 이루어진 방파제 쪽으로 갔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내 카메라 오른쪽에 달린 필름을 감는 부속품이 가끔 떨어져 나간다.
그런데 하필...
해변을 찍기위해 최대한 가까이 가 필름을 감는데 그 부속품이 떨어져 나가 해변에 있는 돌들 사이로 퐁당......!!!!!!!
나는 소리를 지르고 근처에 있는 둘은 나에게로 뛰어오며 무슨일이냐고 또 소리치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앞으로 일주일정도가 더 남은 이 카메라없이 지내야 한다는 불안감에...
돌들 사이의 바닷물은 그다지 깊지 않았지만 파도가 쳐 거의 포기상태였다. 부품이 작고 가벼워 분명 바닷가 어딘가로 쓸려갔을 가능성이 99%.

하지만 기적을 바라며 팔을 돌 사이 최대한 깊숙한 곳에서 허우적 거리길 10분...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기억도 안난다...나역시 포기하려는 순간...
딱딱한 물건이 손끝에 잡혔다!!!!!!! 부품이 떨어지면서 바닷가 밑에 있는 돌들사이에 기가 막히게 끼어있었다.
우린 환호성을 지르며 도미닉이 나에게 소리쳤다, "Put the fxxxing part in your pocket!!!!."
그리고 그래그 역시 한마디 거들었다, "You should thank god!!!."

우린 한동안 그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바위에 엎드려 팔을 물 속으로 넣어 허우적 거릴땐 잔잔했던 파도가 갑자기 바위들을 세차게 집어삼키며, 5분전에만 내가 엎드려 있었으면 파도에 쓸려버렸을 것이다. 부품역시...
정말이지 신의 존재를 믿는 순간이었다...


부품을 찾은 후 기념샷.
photo by Greg
special effect by Jason...


 
5pm. hotel, Rosas.
우린 저녁을 먹기전 호텔에 있는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별 대화도 하지 않았다.

호텔에 있는 부페에서 저녁을 먹고(이번 여행동안 처음으로 soup을 먹었다) 
'바'로 다시 가 몇잔을 더 마시며 이렇게 우리의 마지막밤을 보냈다.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내일 새벽에 바르셀로나 공항을 가야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


Rosas의 밤하늘은 유난히 별이 많이 빛났다...

Posted by Jason 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