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story2014. 3. 13. 03:35




Bamboo(죽순이), Brooklyn, NY, 2014




여기 뉴욕에 와 첫 개인전을 연 2005년 12월 1일. 내 기억엔 아는 동생이 오프닝날 선물로 준 대나무. 

아무생각없이 집으로 가져와 어떻게 키우는지도 잘 모른채 그냥 가끔 물 갈아주고 뿌리와 잎 닦아주고...

그렇게 여기 내 브룩클린집에서 8년을 넘게 항상 같은 자리에서 자라 준 죽순이(몇년전에 관리 소흘로 죽어가는 대나무를 본 친구가 이름을 지어주면 잘 자란다는 말에 '죽순이'로 지었다-참고로 내가 남자이므로 '죽돌이'보단 '죽순이'로 지어야 좀더 애정을 가지고 키울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점점더 자라면서 화분?도 좀더 큰걸로 옮겨주고 물도 좀더 자주 갈아주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너무 커버린 얇은 대나무 가지들은 스스로 버틸힘도 없이 계속 옆으로 기울어져 가운데를 끈으로 묶어보기도 하고, 벽에 기대어 보기도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뿌리쪽의 수분이 잎까지 올라가기엔 너무 높아서 잎사귀가 하나 둘씩 노란색을 띄어가며 죽어가는 것이다, 마치 '마지막 잎새'처럼...

그래서 올해 1월 1일, 난 결심을 했다.













Bamboo(죽순이), Brooklyn, NY, 2006



Bamboo(죽순이), Brooklyn, NY, 2006



2006년. 이때까지만 해도 줄기도 단단하고 모든 잎들이 강렬한 녹색을 띄고 있었다. 








2013년 말, 집에서 지인들과 연말파티를 하던중, 한분이 내 불쌍한 죽순이를 보고 가지 위쪽을 잘라서 다시 물에 넣으면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란다는 놀라운?사실을 말해주었다!!!!!

그래서 2014년 1월, 새해가 시작되는 기념으로 이제 어미 '죽순이'로 부터 자식들이 독립할때가 된것 같았다. 

화장실 욕조로 데려가 가위를 청결하게 닦고 조심스럽게 가지 윗쪽을 하나하나씩 잘라냈다. 네명?의 자식을 키운 죽순이...파티 후 마루에서 뒹굴고 있던 코로나 병 4개를 가져와 안을 깨끗하게 행군 후 하나씩 병에 꽂아 주었다. 어미 죽순이도 다시 살려보겠다는 결심으로 너무도 늙고 지쳐버린 뿌리도 정리해주고 닦아주고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놓고 기념으로 가족사진도 찍어주고(자식들의 이름도 각각 지어줬지만 조금 오글거려서 집으로 오는 분들께만 공개하기로...).


얼마가 지나 4명?의 자식들은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잎이 노랗게 바뀌는걸 보고 결국 네X버 검색을 해봤더니 대나무는 직사광선이 닿지않는 그늘에서 키워야 잎이 죽지 않는다는 또다른 놀라운?사실을 알고 자리를 옮겨주었다.




지금 이 4명의 자식들은 코로나병 안이 갑갑하게 느껴질 만큼 뿌리를 왕성하게 내려 어떤병으로 옮겨줘야 할지가 고민이다.






Bamboo Family, Brooklyn, NY, 2014



©2014 Jaiseok Kang a.k.a Jason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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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