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story2010. 5. 3. 10:42



Anna Wintour,
Donna Karan Collection, new york's fall fashion week, Feb 15th, 2010








Anna Wintour, 

Kelvin Clein collection women's. new york's fall fashion week, feb 18th, 2010 

 


이번 겨울 뉴욕 패션위크에 어찌어찌하다 촬영의뢰가 들어왔다. press도 없이 그냥 파파라치처럼 패션쇼장 밖에서 기다리다 찍으란다. 마침 일도 없었고 재미도 있을거 같아서 해보기로 했는데, 파파라치가 된다는건 정말 많은 경험과 그분야의 지식,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당연한 진리?를 몸소 실천했다. 

파파라치로 촬영을 하다보면 앵글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딱 두분류로 나눠진다.
(유명하던, 안 유명하던)포즈를 잘 취해주는가, 아닌가.
수십명의 파파라치를 포함한 포토그래퍼들이 그들의 이름을 소리친다. 플레쉬가 마구 터지고 도망다니는 유명인사들, 쫒아다니는 파파라치들. 
패션쪽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나로선 당연히 그들의 이름도, 얼굴도 몰랐다. 그래서 무작정 다른 파파라치들이 달려가는 쪽으로 최대한 접근해 그들보다 잘찍으려 노력한다.
내 생각에 파파라치로서 잘찍는다는건 포즈를 잘 안취하는 유명인사들이 최대한 내 카메라쪽을 쳐다보는걸 잡아내는...??

2월 15일 점심이 훌쩍 지나 맨하튼 Greenwich Village에서 열리는 Donna Karan 쇼장으로 향했다. 조금 늦었는지 이미 쇼는 시작되고 주변은 사진가, 기자들로 북적였다. 쇼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오는데 갑자기 수십명의 사진가들이 우르르 한사람을 따라가는 것이었다. 나도 얼떨결에 따라가 찍어보려했지만 기껏해야 그 여자의 뒤통수만 보는걸로 만족해야했다. 용기를 내 주변사람한테 누군지 물어봤다. 미국 보그 편집장이면서, 영화 "The Devil Wears Prada" 의 실제 주인공이란다. '파파라치가 되기는 많이 힘들구나' 라는걸 다시 한번 느끼는 하루.

3일이 지나 패션위크 마지막날, Kelvin Clein쇼장을 찾았다. 예상했듯 수십명의 파파라치들이 서로 좋은위치를 차지하려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고 있었다. 똑같은 헤어스타일의 여자가 다시 나타났다. 주변이 시끄러워지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진가들, 그리고 그여자를 보호하려는 보디가드들과 진행요원들.
한번은 놓쳐도 두번은 놓칠수 없다는 나도 모르는 파파라치의 사명감?이 들었다. "Anna!!!!!!! Here!!!!!!!" 나 역시 그녀의 이름을 함께 외쳤다.
그녀는 유유히 쇼장으로 사라졌고, 어떻게 셔터를 눌렀는지 기억도 안난다.
쇼가 시작되고 잠잠해진 쇼장 주변. 촬영한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내 입가엔 엷은 미소가 나도 모르게 흐르고 있었다. 

May 2nd,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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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