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story2010. 4. 28. 03:20


dominik t wyka, brooklyn college, ny, 2006


여기 대학에 입학한 후 처음 사진수업을 들으러 강의실에 들어갔을때 조금, 많이 놀란건 동양인이 나밖에 없었다는거. 그리고 international student 도 나 한명이 전부였다는거. 당연히 그들도 내가 여기서 태어난 2세쯤으로 생각했는지 미국식 농담과 다양한 질문들을 나에게 했다. 뉴욕에 온지 1년정도 밖에 안된 나로선 도무지 그들이 말하는 농담도 모르겠고, 질문에도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당연히 질문을 이해 못했으니...), 대화엔 아예 낄 생각조차 못했다.
겁을 먹었다. classmate들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면서 더이상 질문도 안하고 말도 걸지 않았다. '아..이게 왕따라는건가..' 라고 좌절하면서 한 2주가 지났을까. 각자 예전에 했던 작업을 발표하는중 내 차례가 왔다. 떨렸다. 나름 며칠전부터 준비를 했지만 여전히 내 발음과 억양, 단어선택들이 신경쓰였다. 
내 예전 작업들을 걸자 강의실은 한동안 조용해졌다. 그것도 그럴것이 영어도 못하는 놈의, 작은 체구의 동양인의 사진이라는게 흑백 누드작업이었다니...

갑자기 덩치가 큰놈이 나와 내 사진을 아주 가까이서, 자세히 오래 보는 것이었다.
그놈은 맨날 수업시간중 말아피우는 담배를 말고, 잘난척만 하던 놈이라서 내가 속으로 싫어하는 놈이었다. 갑자기 그놈이 손을 내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나역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내 이름을 말했다. 약간의 대화가 오고갔고, 담배를 같이 피우자는 제안. 한동안 밖에 나가 그친구와 이런저런 사진 얘기를 했다. 그친구도 여기서 태어난 놈은 아니었다. 어렸을때 뉴욕에 와서 그만의 독특한 폴란드 억양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사는동네도 비슷해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도 대화는 계속되었다. 그친구도 나같이 나이를 꽤 먹고(나보다도 3살이 더 많은) 늦게 예술공부를 시작한 아티스트였다.
우린 매주 화요일 수업을 끝내고 바에 들려 맥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며 점점 친해졌다.

지금까지도 이 건방진 놈은 내 가장 친한 친구중 한명이다. 
he is still one of my greatest and best friends in ny. 


april, 26th,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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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