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story2014. 4. 16. 11:56



맨하튼에서 브룩클린 집으로 오는길, 집에서 퀸즈의 작업실로 가는길, 그리고 돌아오는길, 

일분이라도 일찍 집에 가고싶은 발걸음을 잡는 지하철 뮤지션들의 음악이 있다. 다 좋은건 아니다, 때론 듣기싫은 음악에 이어폰을 꽂고 볼륨을 높이기도 하고, 플랫폼 맨뒤로 자리를 옮기기도 하고...


나는 운이 좋게도 L train, 그리고 G train을 매일 탄다. 운이 좋다고 느낀건 바로 지하철안 뮤지션 때문이다. 









Buskers, L train Bedford Ave, Brooklyn, NY, 2013




한달전쯤 내가 사는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본 뮤지션. 장난감 건반과 기타의 음악이 좋아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줬더니 대뜸 씨디를 한장 주는 것이다. 1달러라도 줄걸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작업실에 와 아무생각없이 공짜?로 받은 씨디를 틀어봤는데 지하철에서 연주한 음악을 포함 4~5곡이 자꾸만 귓속에 맴돌았다. 

몇주 후 나와 뉴욕에서 가장 오래 작업한, 가장 친한 댄서 Jasmin과 촬영을 했다. 무슨 음악을 틀까 고민하다 공짜로 받은 이 씨디를 틀었는데 Jasmin이 이 뮤지션과 친구인 것이다. 다음날 페이스북으로 Jasmin이 이 뮤지션한테 에피소드를 얘기하고 우린 아주 간단히 mutual friends가 되었다. 

참고로 이 뮤지션의 이름은 Ghsts N Guitars. 사이트는 여길 클릭







Buskers, G train Metropolitan Ave, Brooklyn, NY, 2013



L train에서 작업실로 가려면 G train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G train은 정말 심각하게 오래 기다려야 한다. 우연히라도 바로 오면 계단 위에서부터 전력질주해서 탄 후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 날이군.' 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니. 


하지만 이 역 Metropolitan Ave를 뮤지션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아주~ 넓은 배차 간격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맨하튼의 많은 지하철역들은 차가 자주오니 음악을 연주하다가도 소음때문에 묻히기 십상이고, 지하철이 오면 하던 음악을 중간에 멈출때가 많아서 한곡을 다 듣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은 정 반대다. 지루하게 언제올지 모를 G train을 한없이 기다리는 사람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는 멋진 뮤지션들이 거의 매일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이 전 포스팅 G Train-NYC 여길 클릭



나역시 뉴욕에서 본 뮤지션들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사람을 여기 G train Metropolitan Ave 역에서 만났다. 









Buskers, G train Metropolitan Ave, Brooklyn, NY, 2013



위 사진에 있는, 건너편에서  벙거지 모자를 쓰고 영어가 아닌 알수 없는 언어의 노래를 멋진 기타연주와 함께 부르는 독특한 목소리에 귀에 꽂았던 이어폰을 바로 빼 주머니에 넣었다. 

그 이후로  한두번인가 더 보고 건너편에서 진심으로 박수도 쳐주고, 작업실에 갈때마다 이 사람이 여기 또 있나 항상 건너편을 쳐다 봤지만 시간이 안맞는 건지 더이상 그의 음악을 들을수 없었다. 






Zooga Malaga, G train Metropolitan Ave, Brooklyn, NY, 2013



또 다시 몇달이 지나 이 뮤지션이 잊혀지는 중 위에서 말한 공짜로 씨디를 준 Ghst N Guitars가 본인 페이스북에 "One of my favorite buskers!" 라고 한 뮤지션을 소개하는 링크를 올렸다. 사진을 본 순간 그 멋진 외국어 노래를 부른 뮤지션임을 확신하고 필름스캔을 한 폴더를 뒤져 그의 이미지를 찾았다. 정확히 두번을 촬영했다. 기억엔 내가 이 사람의 음악을 들을때 마다 셔터를 누르고 있었던것 같다.

링크에 있는 그의 비디오를 몇번이나 보고,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이 브라질리안 뮤지션의 노래를 들으며, 마치 플랫폼 너편에서 연주하는 그의 음악을 듣고 있는 즐거운 상상을 한다.  


어떻게 뉴욕을 사랑하지 않을수 있을까....

  


이 뮤지션의 비디오를 보려면 여길 클릭   

음악을 들으려면 여길 클릭


©2014 Jaiseok Kang a.k.a Jason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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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