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story2012. 1. 25. 07:33

얼마전 어떤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님이 전화를 주셨다 부탁이 있으시다면서...

뉴져지에서부터 내 작업실까지 직접 찾아오신 그분은 잠바 안 주머니 깊숙히에서 지갑을 꺼내
시더니 조심스럽게 지갑 안쪽에서 아주 오래된 작은 흑백사진 한장을 꺼내셨다. 그
리고 이 사진을 복원해서 크게 뽑아 달라고 부탁을 하시는 거였다.

4cmX4cm의 이 작은 사진은 한눈에 봐도 이 할아버지가 어렸을때(아마 1930~40년대 사진인듯 보였다) 부모님 그리고 형제자매와 찍은 가족사진 이었다
흑백의 색이 바래 약간의 연두색마저 도는 아주 오래된 사진...
사진 복원이라는걸 이렇게 의뢰를 받아서 해보는건 처음이지만 사진 후보정(Retouching)은 수도 없이 해봐 별로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사진을 건내 받았다. 
할아버지의 잘 부탁한다는 간청과 걱정마시라는 몇번의 말이 오간 후 그분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셨다.

조심스럽게 사진 표면을 닦은 후 스캔을
받아 이미지를 크게 확대해 손상된 부분을 수정하려고 자세히 사진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는 순간 나도 모르는 울컥함이 느껴졌다...

나와는 다른 시대에 사셨던 분들, 집안 구석에 놓인 자전거, 처마밑의 액자, 그옆의 랜턴, 사진속 분들의 의상, 신발, 들고 있는 가방, 새련되게 차려 입으신 아버님옆에 놓인 중절모까지 모든것들이 내 머릿속을, 내 가슴을 울리는 찡함으로 다가왔다. 

사진을 수정하는 시간이 길어 질수록 마치 내가 이 사진속 그때로 돌아가 저 분들 앞에서 셔터를 누르는 사진가가 된 묘한 감정도 느낄수 있었던 사진 복원작업. 
 

수정을 어느정도 마친 후 다시 한번 조그마한 원본 사진을 꺼내어 보았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옛날 사진이 마치 그 할아버님의 초상과도 같다고 느낀건 나 뿐만일까...


 























 


Posted by Jason 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