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story2010. 5. 9. 07:53

paris, 2003

사람들은 과거를 너무 생각하면서, 과거에 빠져 사는건 정신건강상 그닥 좋지 않다는 조언을 많이한다.
생각해보면 주변사람들한테 내 과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듯 하다.
하지만 사진가는 어차피 과거를 사는 사람들이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 그 순간부터 그 이미지는 이미 과거가 된다.
어차피 과거를 끄집어내 사는 사람이라면 좀더 과거에 푹 빠져보고 싶다.

may, 8th, 6:51p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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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
photo & story2010. 5. 6. 14:25

 
2003년 1월, 난생처음으로 외국을, 그것도 파리를 갔었다. 어렸을때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본게 전부라 긴장도 많이 했다. 유학을 간 친구의 기숙사에 머물면서 몇주동안 미친듯이 사진을 찍어댔다. 어느날 저녁시간에 시내에 있는 어느공원(기억엔 뤽상브르 공원이었던거 같다)에 갔는데 이미 문을 닫아 들어갈 수가 없어 공원주변을 서성거리는데 바구니가 달린 오래된 자전거를 탄 여자가 내 앞에 서더니 기다리고 있던 남자친구와 만난다.

paris, January,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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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
photo & story2010. 5. 3. 10:42



Anna Wintour,
Donna Karan Collection, new york's fall fashion week, Feb 15th, 2010








Anna Wintour, 

Kelvin Clein collection women's. new york's fall fashion week, feb 18th, 2010 

 


이번 겨울 뉴욕 패션위크에 어찌어찌하다 촬영의뢰가 들어왔다. press도 없이 그냥 파파라치처럼 패션쇼장 밖에서 기다리다 찍으란다. 마침 일도 없었고 재미도 있을거 같아서 해보기로 했는데, 파파라치가 된다는건 정말 많은 경험과 그분야의 지식,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당연한 진리?를 몸소 실천했다. 

파파라치로 촬영을 하다보면 앵글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딱 두분류로 나눠진다.
(유명하던, 안 유명하던)포즈를 잘 취해주는가, 아닌가.
수십명의 파파라치를 포함한 포토그래퍼들이 그들의 이름을 소리친다. 플레쉬가 마구 터지고 도망다니는 유명인사들, 쫒아다니는 파파라치들. 
패션쪽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나로선 당연히 그들의 이름도, 얼굴도 몰랐다. 그래서 무작정 다른 파파라치들이 달려가는 쪽으로 최대한 접근해 그들보다 잘찍으려 노력한다.
내 생각에 파파라치로서 잘찍는다는건 포즈를 잘 안취하는 유명인사들이 최대한 내 카메라쪽을 쳐다보는걸 잡아내는...??

2월 15일 점심이 훌쩍 지나 맨하튼 Greenwich Village에서 열리는 Donna Karan 쇼장으로 향했다. 조금 늦었는지 이미 쇼는 시작되고 주변은 사진가, 기자들로 북적였다. 쇼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오는데 갑자기 수십명의 사진가들이 우르르 한사람을 따라가는 것이었다. 나도 얼떨결에 따라가 찍어보려했지만 기껏해야 그 여자의 뒤통수만 보는걸로 만족해야했다. 용기를 내 주변사람한테 누군지 물어봤다. 미국 보그 편집장이면서, 영화 "The Devil Wears Prada" 의 실제 주인공이란다. '파파라치가 되기는 많이 힘들구나' 라는걸 다시 한번 느끼는 하루.

3일이 지나 패션위크 마지막날, Kelvin Clein쇼장을 찾았다. 예상했듯 수십명의 파파라치들이 서로 좋은위치를 차지하려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고 있었다. 똑같은 헤어스타일의 여자가 다시 나타났다. 주변이 시끄러워지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진가들, 그리고 그여자를 보호하려는 보디가드들과 진행요원들.
한번은 놓쳐도 두번은 놓칠수 없다는 나도 모르는 파파라치의 사명감?이 들었다. "Anna!!!!!!! Here!!!!!!!" 나 역시 그녀의 이름을 함께 외쳤다.
그녀는 유유히 쇼장으로 사라졌고, 어떻게 셔터를 눌렀는지 기억도 안난다.
쇼가 시작되고 잠잠해진 쇼장 주변. 촬영한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내 입가엔 엷은 미소가 나도 모르게 흐르고 있었다. 

May 2nd,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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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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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
brooklyn, ny,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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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
photo & story2010. 4. 28. 03:20


dominik t wyka, brooklyn college, ny, 2006


여기 대학에 입학한 후 처음 사진수업을 들으러 강의실에 들어갔을때 조금, 많이 놀란건 동양인이 나밖에 없었다는거. 그리고 international student 도 나 한명이 전부였다는거. 당연히 그들도 내가 여기서 태어난 2세쯤으로 생각했는지 미국식 농담과 다양한 질문들을 나에게 했다. 뉴욕에 온지 1년정도 밖에 안된 나로선 도무지 그들이 말하는 농담도 모르겠고, 질문에도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당연히 질문을 이해 못했으니...), 대화엔 아예 낄 생각조차 못했다.
겁을 먹었다. classmate들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면서 더이상 질문도 안하고 말도 걸지 않았다. '아..이게 왕따라는건가..' 라고 좌절하면서 한 2주가 지났을까. 각자 예전에 했던 작업을 발표하는중 내 차례가 왔다. 떨렸다. 나름 며칠전부터 준비를 했지만 여전히 내 발음과 억양, 단어선택들이 신경쓰였다. 
내 예전 작업들을 걸자 강의실은 한동안 조용해졌다. 그것도 그럴것이 영어도 못하는 놈의, 작은 체구의 동양인의 사진이라는게 흑백 누드작업이었다니...

갑자기 덩치가 큰놈이 나와 내 사진을 아주 가까이서, 자세히 오래 보는 것이었다.
그놈은 맨날 수업시간중 말아피우는 담배를 말고, 잘난척만 하던 놈이라서 내가 속으로 싫어하는 놈이었다. 갑자기 그놈이 손을 내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나역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내 이름을 말했다. 약간의 대화가 오고갔고, 담배를 같이 피우자는 제안. 한동안 밖에 나가 그친구와 이런저런 사진 얘기를 했다. 그친구도 여기서 태어난 놈은 아니었다. 어렸을때 뉴욕에 와서 그만의 독특한 폴란드 억양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사는동네도 비슷해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도 대화는 계속되었다. 그친구도 나같이 나이를 꽤 먹고(나보다도 3살이 더 많은) 늦게 예술공부를 시작한 아티스트였다.
우린 매주 화요일 수업을 끝내고 바에 들려 맥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며 점점 친해졌다.

지금까지도 이 건방진 놈은 내 가장 친한 친구중 한명이다. 
he is still one of my greatest and best friends in ny. 


april, 26th,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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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aku japanese restaurant, east villige, ny, 2007


i don't eat salmon sashimi.
she loved salmon sashimi.
i told her,"i don't like salmon, so you eat all."
but i liked salmon sashimi.
for more than two years, i didn't eat salmon sashimi.
now i don't like salmon sashimi.

april, 25th,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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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story2010. 4. 25. 02:15

manhattan, ny, 2008





chrysler building, ny, 2009





post office, lic, ny, 2008


흔히 사람들은 뉴욕은 미국이 아니라고 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것도 그럴것이 너무나 다양한 인종과 언어들이 섞여 그들만의 독특한 영어 억양과 문화를 지키며 살고 있으니. melting pot이 아닌 salad bowl이라고 하는 이유.
해마나 증가하는 관광객들로 뉴욕은 1년 365일이 조용할 날이 없다. 작년에 뉴욕을 방문한 관광객수만 4천만명이 넘었고, 올해는 5천만명을 예상한다는 뉴스가 기억난다. 
 
나역시 미국에 살고 있다는것을 잊고 지낼때가 많다.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탓일까. 거리를 걸어도, 지하철을 타도,
내가 동양인이 아닌 그냥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일뿐. 거리에 펄럭이는 수많은 미국 국기도 그냥 국기일뿐이다.
그렇게 지나다 어느순간 가슴에 뭔가가 확 꽂히는 기분이 든다. '아 내가 미국에 있구나.' '이동네는 내 홈그라운드가 아니구나.' 마치 응원이 없는 원정경기를 간 야구선수처럼, 한없이 이방인인 느낌.
내 세번째 눈도 뭔가를 느낀듯 다시한번 미국국기를 바라본다.

april, 24th,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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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
photo & story2010. 4. 21. 10:20

2008년 어느 무더운 여름, 나와 같은 건물에 작업실을 가지고 있는 친구 JJ의 스튜디오를 빌려 주말에 촬영준비를 했다. manhattan china town에서 천을 사와 창문에 걸고 의자와 사다리를 가지고와 그 위를 덮고, 바닥엔 친구의 캔버스를 깔았다.

다음날 이른 저녁(4시쯤??) 내 친한 모델친구와 촬영을 하는데 에어컨도 없는 밀폐된 공간은 찜통과 다름 없었다(이때 밖의 온도는 화씨 90도 가까이였으니...).
고생한 보람이 있었는지,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얻을수 있어서 촬영후 마시는 맥주는 평소보다 몇배 더 달콤했던 기억이 아른하게 떠오른다.

studio #212, crane street studios, lic, ny, 2008, pola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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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 54  (2) 2010.04.10
Posted by Jason River
photos2010. 4. 19. 12:09



흐린날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나역시 다를건 없다.

empire state building from somewhere in chelsea, ny, 2006-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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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son River
photos2010. 4. 18. 05:20



                                                     the museum of modern art. n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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